미국의 산유량이

미국의 산유량이 약 50년래 최고치를 경신해 조만간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과 함께 세계 최대 산유국 자리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 미국의 산유량이 늘어나면 국제유가 상승폭이 제한되고 북한 등에 각종 경제 제재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미국 영향력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 원유 생산량이 하루 평균 1004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1970년 11월 이후 최고치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일일 평균 산유량 규모와 거의 비슷하다.

미국 산유량 증가는 고전하던 셰일업계의 성황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0여 년 전만 해도 하루 평균 500만배럴밖에 생산하지 못했던 미국 셰일업체가 최근 들어 대규모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미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1040만배럴로 추산하며 사우디아라비아를 추월해 러시아 뒤를 바짝 추격할 것으로 전망했다.

셰일석유는 원가가 배럴당 50달러로 높은 편이라 저유가 시대에는 생산 단가도 맞추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유가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기 시작한 지난해 전까지만 해도 생산 원가를 감당하지 못한 미국 셰일원유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016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국가들이 감산 합의를 한 이후 유가가 꾸준히 상승하자 미국 셰일업계도 생산량을 늘리며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셰일 증산이 이어지자 미국 원유 수입량도 급감했다. FT에 따르면 2006년 하루 1290만배럴에 달하던 미국의 원유·정유 제품 수입량이 지난해 10월 하루 250만배럴로 급감했다.

FT는 미국 셰일업계 부활이 미국에 경제 성장 촉진제로 작용했다면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전략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원유 제재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산유량이 보장되면 러시아, 이란 등 산유국을 제재해도 전체 원유 시장에 미치는 타격이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한편 국제유가는 이날 강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23달러(0.4%) 상승한 64.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종가도 전날보다 배럴당 0.03달러 상승한 69.05달러를 기록했다.